노장사상
노장사상은 중국 사상의 여명기였던 춘추전국시대 이래로 유가 사상과 함께 주류를 이룬 ‘도가 사상’을 말한다. 도가사상은 노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참된 길, 즉 도는 인위를 넘어선 곳에 있으며, 인간은 이 참된 길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인위를 배제하고 무위자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사실 도가사상은 주로 은자의 철학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도가사상을 주장한 인물들의 성격이 분명하게 정의되지는 않는다. 다만 유가 사상과 함께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중국 사상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상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가지고 인정받고 있다.
1-1. 노자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 노자는 성은 이, 이름은 이, 시호는 담이다. 중국에서 우주의 만물에 대하여 생각한 최초의 인물로, 그가 발견한 우주의 진리를 '도'라고 이름 붙였다. 노자가 주장한 도는 특별한 성질이나 모양을 가지지 않으며, 변화하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어디에나 항상 존재한다. 다만,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여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 만물은 다만 도가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은 그가 저술한 《노자 도덕경》 속에 있는 '무위자연'이라는 개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무위자연’ 사상은 사람이 우주의 근본이며, 진리인 도의 길에 도달하려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점을 배경에 가지고 있다. 그는 법률·도덕·풍속·문화 등 인위적인 것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장 순수한 양심에 따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며 나아갈 때에서야 비로소 도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노자》라고도 불리는 그의 저서 《노자 도덕경》에서 드러나는 노자의 철학은 도의 본질이자 현상계의 생활하는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노자》 10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도(道)'는 만물을 생장시키지만 만물을 자신의 소유로는 하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형성시키지만 그 공을 내세우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성장시키지만 만물을 주재하지 않는다'는 그의 사고는 만물의 형성·변화는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며 또한 거기에는 그 본질 외에 따로 예정된 목적이 없다는 생각으로부터 유래되었다.
노자로부터 드러나는 인생관은 《노자》 76장에 나오는 "유약한 자는 생의 도이다", 36장에 나오는 "유약은 강강에 승한다.", 8장에 나오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흘러서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그러면서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때문에 도에 가깝다", 78장에 나오는 "천하에서 유약하기로는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등의 구절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는 겸하부쟁이라는 말을 더하며, 어디까지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세상과 함께 살아가기를 권장한다.
노자의 저서에 드러나는 사상은 유심론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펑유란은 도에 대한 노자의 사고의 흐름을 일종의 유물론으로 바라보고, 무신론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주장했다. 그 이해는 뛰어난 해석으로 여겨진다. 또한, 《노자》 55장에 따르면 '도는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것은 인간이 자체 의지를 가지고 자연계를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이론은 유가의 천인감응적 사상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노자의 만물에 대하여 "도는 하나를 생하고 하나는 둘을 생하고 둘은 셋을 생하고 셋은 만물을 생한다."(42장)는 문장과 같이 일원론적 우주생성론을 주장했다.
노자는 후세에 '도교의 시조'라고 불리면서, 그의 사상은 '노장사상' 또는 '도가 사상'으로 발전하여 유교와 함께 중국 정신 사상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게 되었다.
1-2. 장자
장자는 중국 전국 시대 송나라 출신의 유명한 중국 철학자이다. 제자백가 중 도가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노자 사상을 이어받고, 발전시켰다. 도교에서는 남화진인, 또는 남화노선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그의 저서 《장자》는 《남화 진경》혹은 《남화경》이라는 제목으로 불리기도 한다. 노자의 《노자 도덕경》이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는 철학적인 사상을 담은 책이라면, 장자의 《남화경》은 모두 우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문학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장자의 사상 중 가장 유명한 내용은 ‘호접몽’이다. 호접몽은 어느 날 장자 자신이 나비가 되어 훨훨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는데, 잠에서 깨어났더니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을 꾸고 있어 지금의 자신이 되어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만물 일원론을 주장하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인간인 것이 분명한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다는 사고방식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장자는 이와 같이 일반적인 사고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유학자들이 주장하는 도덕적 가르침 따위는 결국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장자는 노자의 사상을 따르며 자연으로 돌아갈 것과 무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장자에게 이상적인 삶이란 결국 근심의 근원지인 육체와 정신을 버리고 '허정', '염담'의 심경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심경에 도달한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따면서 어떠한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자유와 독립을 얻어 세계를 벗어나 초연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 인생론의 바탕에는 세계는 불가지의 실재인 도의 표상이라는 세계관과, 세계에 대한 개념적 인식과 가치판단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에 철저한 무지만이 올바른 것이라고 하는 지식론이 자리 잡고 있다. 장자는 이것을 실현한 사람을 '진인'이라고 표현했다.
이 지식론은 세계의 존재와 운동은 '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존재론과 우주 생성의 전설을 받아들여 태초의 '혼돈'='도'로부터 세계가 유출하였다고 하는 우주생성론 및 음양오행설의 세계관과 혼합하여 또 다른 자연론으로 전개된다.
* 노장사상 속 노자와 장자의 차이
노자와 장자를 묶어 노장사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분명하게 다른 지점이 있다. 노자가 정치와 사회의 현실에 일정 정도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장자는 개인의 안심입명에만 집중했다. 즉, 노자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혼란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무위자연 가르쳤다면, 장자는 속세를 초월하여 유유자적하고자 오직 개인에 대한 것만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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