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가
법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사상 가운데에서도 주요 유파 중 하나이다.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와 관련하여, 유가는 인 · 의 · 예와 같은 덕치가 기본 원리라고 주장하였음에 반해, 법가는 보다 엄격한 법치와 술치, 세치를 근본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각각 법치의 법은 군주가 정하는 규범을, 술치의 술은 법을 행하는 수단을, 세는 군주가 신하를 관리하고 주도권을 잡는 방법론을 뜻한다. 법가는 법, 즉 군주가 정하는 규범을 이행하는 것을 통해 국가의 부국강병을 달성하고 전제적 군주 권력의 확립을 추구하였다.
경제적 부분에서는 상평을 기초로 한 중농주의 경제관을 취했다. 법가의 중농주의 경제관은 모든 토지를 국가에 귀속시키는 토지국유제,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빈자에게 나누어 경제적 평등을 이루는 빈치균, 그리고 국가 주도의 공업화를 중심으로 통제 경제를 지지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법가의 성격에 의해 법가는 전제 지배체제를 지향하는 군주들에게 이용되었다. 진나라 · 한나라의 중앙집권적 고대 제국 설립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함으로써 봉건적 지배를 약화시키고 관료제적 성격을 강화하여 국가의 중앙집권화를 크게 앞당겼다.
4-1. 한비자
한비는 《한비자》를 저술한 전국 시대 중국의 정치철학자, 사상가, 작가이다. 한비자는 중국의 철학자였던 한비를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인 동시에, 그가 중심이 되어 집필에 참여했던 저서의 명칭이기도 하다. 《한비자》는 중국 전국 시대 한비 등이 쓴 책으로, 전국 시기의 법가 사상이 집대성되어있다. 총 55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편장은 한비가 군주에게 부여하는 권력의 지향점으로서 절대적 군주권의 수립 및 현실에서부터 국가 전체로의 질서 정립이라는 문제의식을 정리하고 있다.
≪한비자≫ 55편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 열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각종 현재의 세태를 비판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의 법치 주장.
둘째, 제위를 찬탈하려는 간신들의 비밀스러운 활동과 궁정 안에 잠재된 위험에 대한 분석.
셋째, 한비의 정치적 경험과 주장들.
넷째, 군주가 국가를 세우는 방법에 대한 기술과, 한비의 법치 주장, 그리고 이를 실제로 이루는 방법.
다섯째, 선진 제가들의 학술적 내용에 대한 비판과, 그들의 사상에 대한 규제 강화 요청.
여섯째, ≪노자≫ 혹은 황로 사상을 풀어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기술.
일곱째, 많이 알려진 이야기를 반박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적 주장에 대한 논리적 기술.
여덟째, 역사적 설화와 민간 전설을 바탕으로, 법·통치술·권세가 융합된 법치 이론 기술.
아홉째, 한비가 수집한 원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법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
열째, 한비와 연관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기록.
≪한비자≫가 작성되었던 시기는 전국 시기로, 당시의 시대 상황은 중국 역사상 강력한 제후국들이 서로 정복을 위해 전쟁을 일삼는 일종의 혼돈의 시대였다.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는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등 윤리적이지 못한 행위들이 횡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혼돈과 혼란의 시기에 한비의 조국 한나라는 늘 외부의 침략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쇠퇴의 길을 가고 있었다. 한비는 기존의 통념과 기존의 체제로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 법치라는 새로운 이념으로 나라를 다스릴 것을 주장한 것이다.
묵가
묵가는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했던 제자백가의 한 학파로, 철학자 묵자가 묵가의 시초로 대표된다. 묵가는 유가 · 도가와 동시대에 나타나 함께 발전했으며,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주요 학파 (유가 묵가 도가 법가)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시기에 묵가는 유가의 주요 경쟁 학파였다. 다만 묵가는 전국시대에는 활발히 활약하다가, 진시황의 통일 이후 홀연히 사라졌다.
묵가의 주요 사상으로는 ‘겸애’를 들 수 있다. 겸애는 보편적 사랑, 즉 조건 없이 세상 전체를 사랑하고 상호 간에 이롭게 하는 것이다. 세상 전체를 사랑한다는 말은 부분만 사랑한다는 것과 반대이다. 묵가에게 있어 부분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나머지에 대해서는 차별을 행한다는 뜻이다. 유가는 사랑을 가족적 혈연에 근거하여 윤리의 기본으로 삼았는데, 이는 묵가에게 있어서는 별애, 즉 구분하여 사랑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는 곧 차별이며, 나의 가족, 나의 임금 같은 특정 조건을 붙이지 말고, 전체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상 전체를 사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묵자는 겸애가 하느님의 사랑이기 때문에 만물을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겸애는 지금의 언어로는 아가페적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겸애를 중심으로 묵가의 주요 사상으로는 천지, 상동, 상현, 절용, 절장, 비악, 비공, 비명, 명귀를 들 수 있다. 묵가의 겸애에 따르면 만물을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하느님이다. 묵가에서는 하느님이 겸애를 하시며, 또한 인간이 겸애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하느님은 인간이 겸애를 하면 상을 주고, 하지 않으면 벌한다. 묵가에게 있어 하느님은 상과 벌을 주는 절대자이며, 인간은 하느님의 뜻, 즉 ‘천지’에 따라 유일신인 하느님에게 복종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자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겸애를 하는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것을 뜻한다. 묵자는 백성의 세 가지 근심을 '배고픈 자가 먹지 못하고, 추운 자가 입지 못하고, 피곤한 자가 쉬지 못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 세 가지 근심의 마지막은 결국 죽음이다. 그러므로 현자란 겸애로서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피곤한 자에게 쉴 곳을 제공한다. 묵자는 이러한 현명한 이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로 ‘상현’을, 백성들의 근심을 해결하는 방안의 일환으로써 쓰임의 절약을 뜻하는 ‘절용’과 죽은 자를 위한 장례와 제사 등의 허례허식을 최소화하라는 ‘절장’을 강조한다.
현대에서, 묵가는 철학파로서는 사라졌지만 일부 아시아 단체들은 자신을 스스로 묵가 사상의 추종자로 여기기도 한다.
4-2. 묵자
묵자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송에서 태어난 사상가이자 철학자이다. 공자의 사상과는 존비친소에 토대한 규범에 관한 부분은 차이가 있으나 전체 맥락에서는 유사한 부분도 존재한다. 정치가 백성에게 이로워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분은 묵자와 공자의 철학이 통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묵자는 세상이 혼란스러운 이유를 참사랑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묵자는 유가의 존비친소에 바탕을 둔 사랑을 비판하면서, 다른 이의 가족도 자기 가족을 대하듯 하라는 겸애를 주장하였다. 사람들이 평등하게 서로 사랑하고 남에게 이롭게 행동하면 그것이 하늘의 뜻과 일치하기 때문에 세상이 평화로워진다는 것이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통치자도 백성도 모두 빈부 격차가 없는 경제적 평등을 강조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예악을 멀리하라고 주장했다. 묵자는 하늘이 뜻하는 것이 곧 인간 사회의 정의가 되며, 모든 사람이 본받고 따라야 할 규범이 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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